Kim Seojin

Tracing

자켓이 아닌 것을 스캔, 자켓으로 재조립하며 옷에 쌓인 흔적을 바라본다. 낡은 것과 새 것은 이 세상을 인식하는 모든 감각의 양극이자 우리를 구성하는 요소이다. 우리는 낡은 것 없이 살아갈 수 없다. 낡은 것 안에는 우리의 과거, 우리의 지혜, 우리의 기억, 우리의 슬픔, 우리의 현실 감각이 모두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새 것에 대한 믿음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새 것 안에는 우리의 활기, 우리의 낙관 능력, 앞뒤 가리지 않는 우리의 열망이 모두 들어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으로 꺼내어본 낡은 청바지는 더이상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비추며 반복, 변주되며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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